컴퓨터 회로판의 반도체칩. [사진=뉴스1]
컴퓨터 회로판의 반도체칩. [사진=뉴스1]

[시티타임스=미국/북중남미] 조 바이든 미 행정부가 동맹국을 상대로 중국 내 핵심 반도체 생산장비에 대한 서비스 공급을 중단하라는 압박을 가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앨런 에스테베스 미국 상무부 산업·안보 담당 차관은 27일(현지시간) 워싱턴의 한 행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우리는 (동맹들이 중국에) 주요 부품들에 대한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에스테베스 차관은 "이는 동맹국들과 논의하고 있는 사항"이라며 "어떤 장비에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어떤 장비에는 제공하지 않을지에 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중국 기업들이 자체적으로 장비를 수리할 수 있는 중요하지 않은 장비의 부품을 공급하는 업체들을 대상으로 제한을 가하지는 않겠다고 덧붙였다.

현재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와 파운드리 업체 SMIC 등은 반도체 생산을 위해 네덜란드의 ASML과 미국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 등 외국 장비업체에 의존하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의 압박을 받는 주요 동맹국들은 ASML이 있는 네덜란드와 도쿄일렉트론이 있는 일본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베이징을 방문한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와 반도체 산업에 관한 의견을 교환하며 "기술 장벽을 만들고 공급망을 차단하는 것은 분열과 대립으로 이어질 뿐"이라고 언급했다. 

시 주석은 "중국 국민도 정당한 발전 권한을 가지고 있으며, 어떤 세력도 중국의 과학 기술 발전과 진보를 막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은 보다 광범위한 개방적이고 실용적인 협력 파트너십을 계속 발전시킬 의향이 있다는 말과 함께 네덜란드의 "고품질" 제품 수입을 확대할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네덜란드가 올초 미국의 요구에 따라 자국 반도체 장비 제조업체 ASML의 대중 수출 품목 일부를 제한한 것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미국의 압박에 굴하지 말고 최첨단 반도체 제조 장비를 중국에 수출하라는 뜻으로도 풀이된다.

앞서 블룸버그는 미국 정부가 네덜란드·독일·한국·일본 등 동맹국을 대상으로 중국의 반도체 기술 접근 제한을 강화하라는 압력을 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구체적으로는 ASML이 중국에 판매한 반도체 장비에 대한 수리 서비스를 제한하도록 하고, 일본의 감광제 기업의 중국 수출을 제한하라고 하는 식이다.

미 상무부 관리들은 지난달 일본 도쿄에서 열린 수출통제 관련 회의에서 이런 요구를 제시했으나, 일본과 네덜란드의 반응은 냉담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지난 2022년 10월부터 첨단 반도체나 관련 제조 장비를 중국에 수출하는 기업들에 라이선스 취득을 요구하고, 중국에 판매할 특정 반도체를 미국산 장비로 제조하기 전에 미 당국의 승인을 받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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