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티타임스=한국일반]

요린데 포그트와 시야디에 작가의 전시가 열리고 있는 P21의 모습. P21 제공.
요린데 포그트와 시야디에 작가의 전시가 열리고 있는 P21의 모습. P21 제공.


(서울=뉴스1) 김일창 기자 = 갤러리 P21은 요린데 포그트(독일)와 시야디에(중국) 작가의 2인전을 오는 4월 6일까지 개최한다.

요린데 포그트는 빛과 그림자 간 간극을 조율하며 종이만의 연약함을 새로운 형식의 캔버스로 회유하고, 종이가 지닌 색과 형식에 대한 사색을 불러일으킨다.

시야디에는 노동집약적인 페이퍼컷을 통해 퀴어만의 사랑을 묘사하고 이를 감각적 경험으로 전환한다.

두 작가 모두 종이를 문화적 서사 혹은 개념적 탐색을 위한 통로로 사용하며, 각각의 컷이 시적 지표로서 갖는 연약함을 강조한다.

전시에서 볼 수 있는 종이와 물질적 서사의 결합은 개인적이고 집단적인 역사를 형성하는 능동적인 참여자로서 종이에 대한 매체 인식을 제공한다.

요린데 포그트의 종이 구성은 기억의 층위들에 대한 은유로서 펼쳐진다. 그의 손에서 종이는 2차원적 본질을 넘어선다.

각각의 세심한 컷들은 부재의 흔적들과 새로운 형태들에 대한 가능성을 드러내며, 3차원의 구성으로 시각적 아카이브를 생성한다.

작품에서 나타나는 레이어의 반복과 변형은 경험의 층위들 위에 서사들이 구축되는 기억의 아카이브 본질을 환기한다.

그의 작품은 입체적인 레이어가 두드러짐과 동시에 종이만의 연약함을 드러내며 관람자로 하여금 미묘한 탐색을 끌어낸다.

시야디에는 전통적인 중국의 종이 자르기 기법을 통해 중국에서 퀴어에 대한 지배적인 서사에 도전하는 기록물을 만든다.

인식과 신체 존재의 불가분성을 주장하는 메를로퐁티의 철학과 같이 퀴어적 사랑을 묘사한 시야디에의 복잡한 종이 자르기는 전통 염료로 채색된 종이의 매우 얇지만 이미지를 구성하는 매체로 작동해 문화적 맥락 안에서 퀴어 정체성을 되찾고자 하는 그의 서사에 필수적인 요소로 작용한다.

이처럼 종이의 물질적 맥락은 문화적 의미와 함께 시야디에의 예술에 반영된 전복적 서사에 기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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