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티타임스=한국일반]

서울 시내 전기차 충전소. 2023.9.25/뉴스1 ⓒ News1 김민지 기자
서울 시내 전기차 충전소. 2023.9.25/뉴스1 ⓒ News1 김민지 기자

 


(서울=뉴스1) 배지윤 기자 = 국내에서 5000만원대 전기차를 판매하는 완성차 업체들이 정부의 전기차 구매보조금 상한선 하향에 맞춰 줄줄이 가격을 내리고 있다. 글로벌 선두 업체인 테슬라도 바뀐 보조금 정책에 따라 차량 가격은 인하할지 주목된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독일 폭스바겐이 순수 전기차 모델인 'ID.4 라이트' 모델의 국내 판매가를 기존 5690만원에서 5490만원으로 200만원(3.5%) 낮췄다. 스웨덴 전기차 업체 폴스타도 '폴스타2 롱레인지 싱글모터' 가격을 기존 5590만원에서 5490만원으로 100만원(1.8%) 인하했다.

ID.4 라이트와 폴스타2 롱레인지 싱글모터는 출시 당시 5700만원 미만으로 가격을 책정해 '보조금을 100% 받을 수 있는 전기차'로 이름을 알린 모델이다. 그러나 올해 환경부 개편안에 따르면 '100% 보조금' 기준이 200만원 하향돼 5500만원 이상 차량은 보조금을 최대 50%만 받게 된다.

이에 두 회사는 낮아진 '100% 보조금' 기준이 확정되기 앞서 선제적으로 가격 인하를 결정했다.

업계에선 마찬가지로 5699만원에 판매되고 있는 테슬라 '모델Y'의 가격 인하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실제 지난달 보조금 공백으로 대다수의 전기차 판매량이 90% 이상 감소하는 등 보조금이 판매량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테슬라코리아는 지난달 국내에서 모델Y를 1대 판매하는 데 그쳤다. 같은 달 폴스타코리아의 전기차 판매량은 0대를 기록했다.

다만 성능보조금 기준 강화로 테슬라가 모델Y의 경우 차량 가격을 낮추더라도 보조금 규모는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1회 충전 주행거리에 따른 보조금 차등 구간이 500㎞까지 확대되고, 주행거리 400㎞ 미만인 차량에 대한 지원금을 대폭 삭감할 예정이어서다. 올해 한국에너지공단에 등록된 모델Y RWD의 주행거리는 356㎞다.

아울러 정부는 배터리 에너지밀도에 따라 보조금을 차등 지급한다. 국산 전기차들이 주로 쓰는 니켈·코발트·망간(NCM) 배터리보다 에너지 밀도가 낮은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장착한 테슬라 모델Y는 사실상 보조금 삭감이 불가피한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는 정부의 보조금 지급 여부가 판매량을 좌우한다"면서 "테슬라의 경우 LFP 배터리를 장착해 이미 보조금 확보에 불리한 상황인 만큼 고객 확보를 위해 차량 가격을 인하하는 방안을 고민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시티타임스 CityTime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