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티 반군에 나포되는 화물선 '갤럭시 리더호'. [사진=뉴스1]
후티 반군에 나포되는 화물선 '갤럭시 리더호'. [사진=뉴스1]

[시티타임스=미국/북중남미] 홍해와 호르무즈 해협에서 군사분쟁이 동시다발적으로 벌어지며 지정학적 긴장이 커지는 가운데, 미국 뉴욕 증시에서 에너지주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기업들의 실적과 홍해 긴장이 재고조되면서 그동안 뒤처졌던 에너지주의 반등이 촉발될 수 있다는 것이다. 

1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지난 10월 말 이후 에너지 업종은 3% 가까이 하락했다. 같은 기간 S&P 500 지수가 16% 급등한 것과 대조적이다. S&P500이 2023년 한 해 동안 24% 상승한 사이 에너지 업종은 4.8% 떨어져 S&P500의 11개 업종 중에서 두 번째로 낙폭이 컸다.

가장 많이 떨어졌던 은행업과 소형주는 연착륙 기대감으로 반등했지만, 에너지 업종은 그 수혜를 입지 못하고 고전했다.

에너지 업종의 성과가 저조했던 것은 유가가 급격하게 떨어졌기 때문이었다. 미국 서부텍사스원유(WTI)는 9월 말 이후 20% 이상 하락해 배럴당 73달러선이다. 미국에서 공급이 많고 중국과 유럽에서 원유 수요가 부진해 유가는 하방 압력을 받고 있다.

밀러 타박의 수석 시장 전략가인 매튜 말리는 로이터에 "현재 유가가 주가를 주도하고 있다"며  "유가가 여기에서 조금만 하락해 사람들을 약간 방심하게 만들 수 있다면 에너지 업종은 정말 빨리 따라잡기 시작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웰스파고 투자 연구소(WFII)의 전략가들은 "유가가 세계 경제와 함께 바닥을 치고 상승세로 마감할 것"이라며 에너지 섹터에 대한 투자의견을 상향 조정했다.

중동 긴장과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생산 조치 등은 단기 유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인이다.

미국과 영국이 예멘의 후티 반군 목표물을 공습한 후 여러 유조선이 홍해에서 항로를 변경했고 에너지 업종은 12일 1% 넘게 상승했다.

존스트레이딩의 수석 시장 전략가인 마이크 오루크는 "홍해 문제가 해결되면 유가에 약세가 될 수 있지만, 상황이 악화되고 있고 이 위험이 유가 상승을 이끌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적도 에너지 업종을 끌어 올릴 수 있다. 석유 서비스 회사인 SLB(전 슐룸베르거)를 시작으로 에너지 정보업체 베이커 휴즈와 마라톤 페트롤리엄은 이달 말에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로이터 데이터에 따르면 에너지 부문은 2023년 연간 실적이 전반적으로 26% 가까이 하락해 모든 부문 중 최악의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2024년에는 수익이 1.6%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WFII 전략가들은 에너지 업종의 후행 주가수입비율이 10배로 전체 S&P 500의 후행 주가수익비율 22배에 비해 낮다는 점을 지적하며 "역사적으로 저렴한" 밸류에이션에 주목했다.

그린우드 캐피털의 최고투자책임자인 월터 토드는 실적 개선 추세와 매력적인 밸류에이션은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될 경우 헤지(회피)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고 말했다.

그린우드캐피털은 코노코필립스와 셰브론의 주식을 포함하여 포트폴리오에서 에너지 비중을 확대하고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하지만 올해 에너지 섹터의 예상 실적은 2024년 전체 S&P 500의 11.1% 증가에 못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는 점은 유념해야 한다.

다코타 웰스 매니지먼트의 수석 포트폴리오 매니저인 로버트 파블릭은 미국 경제가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중동 분쟁이 원자재에 지속적인 상승을 가져올지 의문이라며 현재 유가가 적정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파블릭은 산업 및 기술과 같은 다른 업종을 선호한다며 에너지 주식에 대한 "시장 노출이 시장보다 약간 적다"고 밝혔다. 그는 "에너지보다 더 큰 수혜를 볼 수 있는 다른 분야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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